입을 산에 묻고 ◾️입을 산에 묻고 / 최승환 생각하면 너무 오랫동안 입은 질질거렸지 목구멍도 아닌 게 포도청에 끌려다녔지 구걸은 아닌 듯 앵앵거렸지 산자락부터 희망이란 끈으로 중턱을 오르는 일이란 태어나지 않았다면 넋조차 없는 미생 긴 꼬리를 입에 물고 돌아다보는 유혹, 무엇을 원했는가 원하지 않았다면 없었을 분노, 물끄러미 산새 소리를 만져 본다 밑도 끝도 없는 한숨만 낙엽에 담기면 차라리 산을 굴러 올라가다 입을 묻고 지켜보는 일만 그리울 뿐이다 더보기 어둠의 빛 어둠의 빛 낮 동안 빛은 어둠을 위해 있는 것이다 색깔들아, 새벽에 깨어나 막, 회색 어스름 몰려올 때 너희들은 그림자 없는 정오 태양이 가장 가까운 시간만이 참된 진실이라 믿지만, 그 속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태양속에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또 빛은 얼마나 많은 굴절을 담고 있는지를 또 다시 어둠이 오면 밤새도록 이야기가 들려오고 아픈 사연은 넘쳐 숨겨진 진실은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것임을 색깔들아, 왜곡의 색색이여 더보기 ■ 공즉시색. 空卽是色 ■ 공즉시색. 空卽是色 _ 최승환 빛은 졸다가 한 점마저 사라져 적막한 색,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