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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꿈을 뒤집다가 그만

꿈을 뒤집다가 그만


삼각형 모서리에 꿈이,
고양이 너는 책상 모서리에 있었다
지붕 꼭대기, 그 끝에 아주아주,
간들 간들거리며
칼날처럼 있었다
아마도 죽음을 가불하는 보험처럼
위태 위태한 어느날 문득,
삼각형을 뒤집어,
책상도 뒤집어 버렸다
사자가 먹어 버리자 몸으로 들어왔다
그대가 살아 났다
흐물거리고, 비틀거리고, 꿈틀거리고,
아이처럼 어슬렁거렸다

오랫동안 희망은 등에 있었다
짊어지고 있었다
산처럼 오르고, 오르고, 오르는 일만 있었다
오르지 못하는 낙타처럼

이젠,
꿈을 내리고 땅에 묻어, 밟고, 다지고, 잘 키워 파내는 일만 해야겠다
그리고,
가난하고도 귀한 꿈을 먹어야겠다

가난한 대지에 삼각형 하나 더하여
별을 만들어야겠다

'꿈이 별이 되는 그 날, 먼 이웃을 사랑하는 고양이는 땅으로 귀환한다'_최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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