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사거리 최승환
솔직한 거리를 담백하게 걷는다
사각사각 소리가 철없이 흩어진다
가락시장 옆에는 마차가 줄 서 있고
밤이면 포장된 불빛이 유혹하고
어디선가 사연이 모여들어 줄지어 운다
친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낯선 인연만 징검다리 건너듯
아직 한 발 한 발 이따금 씩 건너온다
시장에 불빛 졸려오는 새벽이면
트럭은 무겁게 달려온다
낮이 되면 더 무겁게 돌아간다 마음은 갈 곳 없이 가볍다
약국에는 위장약을 찾는 사람이 그리운 인정을 투정한다
배가 아픈가 보다 마음이 아픈가 보다
보도블록 위로는 붉은 장미가 떨어지고
겨우겨우 숨 쉬는 거리가 사각거린다
담백한 도시에서 솔직한 사람이 그리웁다
사각사각 눈물 밟히는 소리가 불빛에 젖어드는데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