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역에서 _ 최승환
계단을 내리는 발걸음 마다 마다 서늘하다
어제와는 또 다른 다리가 지하를 미끄러지는 듯 뚫는다
승강장에 서있는 다리들
힘이 없다 흔들리는 영혼 같다
새벽마다 울어가는 신문처럼 줄 지어 떨리고 있다
달려오는 마천행
어쩐지 불빛은 힘을 그리워하는 듯
졸리던 몸을 달래고 있다 깨우고 있다
어디에선가 말은 하늘을 만지려 달려 가고 있는 듯하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그 옛날 처럼
마천종점을 돌아 회차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가는 이 시대에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