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그리운 얼굴 _ 최승환
신발에 담긴 시간이 멈춘다
끈 코드는 면발의 시그널
추억에 더해진 상상된 얼굴
향기와 맛 그리고 사연들이
줄줄이 묻어있어
오늘
그리운 얼굴
하나씩 실실거리며 소환한다
엄마손에 이끌린 시장 뒷 골목
공화춘은 아이에겐 공룡처럼 등장했다
교복을 벗어던지던 날 늦은 점심
중화루는 깡패처럼 학창시절을 삼켰다
청춘을 알리는 깡소주로 건배 하던
북경반점은 괴물처럼 으르렁거렸다
사라진 면발 남겨진 짜장, 옆자리를 훔쳐보던
북성루가 지금도 그립다
허기를 채우던 값으로 맡겨진 시계
산동반점 이후로 시계가 없다
금문도 코스요리 마지막 짜장면이 울고
아직도 저렴한 중화요리로 간다
자장면 지나쳐간 거리에는
지문만 남고
추억 속 향과 맛은 없다
그리운 얼굴에 담긴 시간이 간다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