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최승환
산책하는 강아지
앞발은 뛰고 두 발이 끌려가며
엉덩이가 두리번거리는데
출근길 나는 양손을 붙인 채
끌려간다
정오 소낙비
하얀 우산을 들고 비를 보려 했다
하늘은 없는데
우울한 물줄기에 몸이 둥둥 뜬 채
떨고 있는 시선이 울면서
선량한 바지가 미아처럼 헤엄친다
등 떠미는 햇볕
그래서 양산으로 변신했다
날름거리는 햇살을 피하고 싶었을까
혓바닥이 눈을 쓰다듬고
살갗에 휘감기는데
메아리처럼 투명한 그림자가 앞서간다
킁킁거리는 냄새와
흥분한 비음 그리고 넘실대는 진동이
몸속에서 비비적거리는
세발 자동차가 하루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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