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의 꿈 . 최승환
바람은
숨을 돌리려는 듯
죽은 척 쯤이나 하고
지금
침잠하는 고요는
아마 졸고 있을지도 모를
섬광을 위한 희미한 기도인 듯
어두운 몸은
잔잔하게 뒤돌아 있는 자태 속
꿈을 불사르는
그 황홀을 숨기고 있다
바람이여 나를 밀어주라
힘껏 믿어주라
타오르는 일은 쉬우나
죽어도 사는 일은 어려우니
두근거리듯 속살을
말쑥하게 드러난 채
눈부시다 못해 이글거린다
감춰진 슬픈 눈들이 지글거린다
그 눈은 차마도 볼 수가 없다
아, 불나방 같은 삶이여
다시 살아도 좋을
서럽도록 그리운 열정이여
꿈은 꿈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찬란한 슬픔처럼
어제와 같은 오늘
내 발걸음 속에 촉촉한 기쁨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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