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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울다가 웃고 싶은 어느날


울다가 웃고 싶은 어느날_ 최승환


밥을 먹다가
눈물이 흐르면
눈물 젖은 밥은 아니에요
밥에 젖은 눈물도 아니에요
어찌 알겠어요
눈물이 밥인지 밥이 눈물인지
어찌 알겠어요
그 눈물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호한 나라에서는
생각이 가난하면 그냥 믿는 거예요
마음으로 믿는 거예요

눈물은 흐르지 않아요
마음이 흐르는 거예요
누군가가 심어놓은 한줄기 마음
울다가 웃으면 괴물 되는 그 말이 싶어 놓은 마음 말이에요
그런 마음은 내가 아닐 지도 모르겠어요

한 방울 속에는 기쁨이
또 한 방울 속에 슬픔이 담겨 있어요
그 많은 눈물방울은 서로 다른 마음이에요
마음은 꿈틀거리고
아름다운 질서는 아닐지도 몰라요
영화 장면은 계속 바뀌어가는 데

흩어지는 나날들
흔한 것에도 가위눌리면
문득 웃기기도 울고 싶은 어느 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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