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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언덕 위 나는

언덕 위 나는__

어쩌다 흘러 들어왔는지 모를,
이 작은 하얀 공간에 멍하니 있기도 하는데,
가끔은 밤을 새워 슬픈, 무서운 영화를 보다가 늦은 잠에 취하여 내가 드라마가 되기도 하는 것이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속에 내가 아닌 것이 불쑥 나와 나 인 척도 하는데,
그럴때마다 이상한 냄새가 이 방을 진동할 것 같은 마음으로 눈을 감고 진정시키는 것이었다
커튼은 닫혀 있어야 하는데,
고립된 눈속에 빛나는 불빛을 방안으로 가져와 고독인 척,
책을 펴서 글을 골라서 읽어, 글도 골라서 쓰며, 침도 어떤 곳에만 발라서,
아침 밥을 넘길 때 까지만 하얀 벽에 목을 기댄 채 쪽잠을 자는 것이었다
참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단절된 공간이 닫혀 있어야 했었던 그,
옷장속에 숨바꼭질은 엄마가 그리웠던 아픔이 책상밑에서 고개를 숙인 채,
그림자처럼 내 속에서 항상 그런것은 아니지만,
꿈처럼 어쩌다 나타나는 천정을 기어오르다 가위눌린 채 깨어나는 버릇이 슬슬거리는
것이었다
간혹 어떤것이 불쑥 커튼을 열고,
양떼 구름이 뭉개 구름과 먹 구름 사이에서 신기하게 변하는 것을 변하지 않는 자세로 침대에 누어 바라보다,
어릴 때 마당 평상에 누어 하늘을 보던 그 시절 몸은 하나도 없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게,
신기하게도 없던 기억이 되살아 나고,
그러면 부드럽고 어린 동심은 동네에 같이 놀던 첫사랑도 어느 하늘에서,
지금 저 하늘을 보면서 같은 기억을 되 살리는 꿈을 신기하게도
창문으로 들어와 얼굴을 내밀 것 같은,
지금은 흔히 하늘나라로 간, 무수한 나의 기억 속에 친숙 했던 추억,
여기,
한 알 두 알 베개에 붙어
이제 편한 몸으로 들어와 벽과 바닥 사이 사이 알몸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었다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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