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왈츠
두근거리는 봄이
가슴을 가로질러 세월에 번진다
뒷산에 피어난 꽃이
겨우내 잃었던 차가운 머리를 지나
얼굴에 붉게 묻어나면
마당에 빗겨 서 있던
쓸쓸한 얼음 무덤이 기지개를 켜고
신발에 엉겨 붙어
길을 막아, 애교처럼
곤혹스러운 낯 빛은 이따금 아지랑이 되어
시야를 회색으로 색칠하는
아이가 주먹을 쥐고
바라 보던 먼 산,
뻐꾸기의 네모난 목소리
점점 찌그러진 선율이
교태스러운 나비가 되는데
붉지 않은 핏물이
바다를 건너는
달팽이가 삼키는 눈물은
어느덧,
상처만 남겨진
죽을 만큼 사랑하고
미치도록 노래 부르는
아이가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을 가다가, (0) | 2016.12.22 |
---|---|
내가 바라보는 곳은, (0) | 2016.12.21 |
동시 상영관에서 (0) | 2016.12.19 |
틈에 대한 단상 (0) | 2016.12.09 |
파도가 바다에 빠진 날 (0) | 2016.11.26 |